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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강원영동] 귀한 '개두릅', 봄 사라지며 '자라도 너무 자라'

(앵커)
봄철 별미죠?

엄나무 새 순 일명 '개두릅'은
진한 향과 특유의 쌉쌀한 맛에
봄철에 잠시만 수확할 수 있어
귀한 식재료로 이름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온 초여름 날씨에
개두릅 생장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농가가 수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MBC강원영동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엄나무 순, '개두릅'을 다듬고 있습니다. 

공기에 조금만 오래 노출돼도
금세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다섯 식구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작업하며
채취부터 배송까지 서두르고 있습니다. 

* 정경남/ 개두릅 재배 농가
"일주일 안에 모든 게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식구들끼리.
삼부자가 열심히 따고 저는 포장만 하고 그러고 있어요.
저희 어머니는 밥 담당."

그런데, 지난주부터  
낮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개두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개두릅 잎은 새순일 때 상품성이 좋고
더욱 자라 모두 펼쳐지게 되면
판매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일부 농가는 새벽에 한 차례 채취하고, 
낮 동안 자란 개두릅을 오후에 또 한 차례, 
두 번씩 채취하기도 합니다. 

* 손병두/ 개두릅 재배 농가
"날씨가 기후가 이래가지고 굉장히 힘이 들어요.
추웠다가 따뜻하다 이래야 되는데 원래 봄날씨 그렇잖아요,
근데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잖아요. 한꺼번에 지금 (작업해야 해서)"   

이렇게 엄나무 가지 끝에 새순이 올라오고, 
보통 열흘 뒤면 채취할 수 있는데요.
올해는 닷새로 시기가 당겨졌습니다.

보통 이 맘때부터 개두릅 채취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지난 주말부터 시작해
벌써 한 해 수확량 20톤의 절반인
10톤이나 새 순을 채취했습니다.

* 손주훈/ 강릉시농업기술센터 과수특작담당
"올해 봄철 저온 현상 후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일부 해안지역 및 평지 지역의 엄나무가 동시에
수확 시기에 도달하여..."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5년 만인
오는 20일부터 계획했던 개두릅 축제도
너무 빨리 커버린 탓에
자칫 새 순 없는 축제가 될지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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