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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내인생의 오일팔13 - 바람의 춤꾼 이삼헌씨

(앵커)
5.18 광주항쟁을 거치며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광주mbc 5.18 40주년 연중기획보도
'내인생의 오일팔'

오늘은 발레리노를 꿈꿨지만
5.18을 겪으며 우리 사회에
아픈 이들을 위한 춤을 추는 '거리의 춤꾼',
이삼헌씨를 김철원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5.18 때 담양고등학교 1학년생이던 17살 소년 이삼헌.

소년이 광주 금남로 상무관에서 봤던 시신을 담은 관들의 행렬과 공간을 가득 메웠던 냄새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강렬하게 생생합니다.

(인터뷰)이삼헌 거리의 춤꾼
"이 향은 뭐고 이 관들은 뭐고 이걸 부여잡고 우는 가족들은 뭐고 이런 상황이 왜 이럴까."

발레에 매료돼 남자 무용수를 꿈꿨던 소년은 세종대 무용과로 진학했지만 5.18 트라우마는 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5.18 때문에 비행기도 못탈 정도의 폐쇄공포증이 생겨버렸지만 5.18 덕분에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숨진 여중생 사건은 물론 세월호 참사 등 우리 사회의 아픈 이들을 찾아가 춤을 통해 그들을 위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이삼헌 거리의 춤꾼
"춤은 굉장히 멋진 예술인데 그게 과연 이 땅의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예술인가. 춤을 추는 사람으로서 나의 책무는 뭘까. 어렵게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집회현장에 가서 춤추고 폭력에 의해서 쓰러졌던 노동자, 농민들 그분들의 현장에 가서.."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의 춤꾼>은 화려한 발레리노가 아닌 거리의 춤꾼이 되기를 선택한 이삼헌씨의 인생을 15년 동안이나 촬영해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2014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샤먼축제' 당시 세월호 참사를 접한 이삼헌씨가 세월호 영령들을 위해 즉석해서 선보인 춤사위를 담았습니다.

(이펙트)

춤이 다 끝난 뒤에도 객석의 어느 누구도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이펙트)
"쉬잇~"

5.18로 인해 춤꾼으로서의 인생항로가 바뀐 이삼헌씨.

돈 한푼 안되는 예술이지만 앞으로도 사람들을 춤으로 위로해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인터뷰)이삼헌 바람의 춤꾼
"저는 정말 미약하고 보잘것 없는 몸짓이지만 손톱만큼의 위로가 된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되는 게 춤꾼으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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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