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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5.18진상규명' 산화 표정두열사 추모비 이전

(앵커)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외치며 분신한
고 표정두 열사의 추모비가
5.18 기념공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추모비 하나 옮기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던 지난 1987년 3월,

미국 대사관 앞에서 20대 노동자가 자신의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였습니다.

'광주학살 진상규명'과 '박종철을 살려내라'는
구호를 외치다 쓰러진 이 남성은 故 표정두 열사.

(CG)
광주 대동고 재학시절 5.18 시민군으로 참여했고 호남대 재학시절에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야학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표 열사는 전두환 정권에 맞서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표 열사의 정신을 잇기 위해 후배들이 지난 1991년 호남대 쌍촌캠퍼스에 추모비를 세웠지만, 2015년 호남대가 광산구로 옮겨가면서 추모비는 갈 곳을 잃었습니다.

표 열사가 제적됐다는 이유로 학교측이 대학 구성원이 아니라며 이전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녹취)장길상/호남대 민주동우회 사무국장
"호남대가 광산구 서봉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정신 계승비는 방치되었습니다. 이제 계승비 이전 문제는 큰 숙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던 그의 희생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열린 5.18 기념식에서 그의 이름을 호명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녹취)문재인 대통령(2017년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기리고 싶습니다.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사망한 스물다섯 살, 노동자 표정두.


이후 호남대는 표정두 열사 가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고,

5월단체는 표 열사의 추모비를 5.18 기념공원으로의 이전하는데 동의했습니다.

(이펙트)

(인터뷰)김후식/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표정두 열사에게 5월은 빚이 있습니다. 그 분을 여기에 모시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러나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죠"

가족들은 감격과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인터뷰)고복단/표정두 열사 어머니
"30년이 넘도록 피땀 흘려가면서 지옥까지 들어갔다 나오면서 오늘까지 수고한 것들이 결실을 맺어서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표열사처럼 광주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전국의 민족민주열사들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오는 27일 열 계획입니다.

(스탠드업)
오랜기간 표류하던 표정두 열사의 추모비가 마침내 자리를 찾으면서 그의 희생 정신도 온전히 시민들에게 전달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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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