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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범인한테 '맞고' 수갑도 안 챙기고...

(앵커)
범죄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출동했는데,
수갑을 챙겨오지 않은 바람에
바로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불안했다고 말했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주 버스터미널 도로에 경찰관 이 모 경위가 쓰러져 있습니다.

덩치 큰 남자가 여성들을 성희롱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용의자 47살 황 모씨로부터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아 쓰러진 겁니다.

(스탠드업)
황 씨는 갑자기 이 경위를 발로 걷어찼고, 이 경위는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머리를 박아 이곳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함께 출동한 김 모 경위가 황씨를 제압하면서 상황은 끝나는 듯 했지만 뜻밖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수갑을 지구대에 놓고 챙겨오지 않은 것입니다.

다른 곳에 있던 경찰관들이 수갑을 가지고 오는 동안 황씨는 8분 가까이 반항을 했고,

주변 시민들이 합세해서 겨우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경찰관계자(음성변조)(4분 27초)
"개인 사물함에 놔둔 것 같은데 출동할 때 그걸 미처 가져가지 못했다"

경찰은 (CG) 근무 교대 직후 바로 출동을 하는 탓에 장비를 챙기지 못했다며, 신속히 제압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성희롱 사건 현장이었다고는 하지만 강력사건의 현장에서 수갑이 없었다고 하면 어쩔 뻔 했느냐는 겁니다.

더욱이 용의자 황 씨는 얼마전 정신병원에 입원해 조현병 치료를 받던 환자였습니다.

(인터뷰)박종학/용의자 제압한 택시기사
"경찰 혼자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우리가 봐도. 그래서 우리가 (경찰이) 같이 좀 잡아주라 해서 얼른 잡았지 우리가""

경찰의 현장 매뉴얼에는 근무시작 전 수갑 등 개인 휴대장비를 수시점검할 것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나주 경찰서는 수갑을 챙기지 않은 경위에 대해 감찰에 들어갔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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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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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