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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가위바위보 지면 바다 입수' 지적장애인 살해

(앵커)
수영을 못하는 10대 지적장애인을 
고의로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남녀 3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당초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상황이 그대로 찍힌 CCTV가
확인되면서 공동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이 가까운 시각 목포의 한 부둣가.

물 위에 떠있는 목재 다리인 부잔교 끝에
옷을 벗은 사람이 서있고,

나머지 사람들이 돌아가며 
남성을 물가로 밀고 있습니다. 

CCTV를 통해 부두를 모니터링하고 있던
해경이 수상함을 감지하고 출동했을 때는
이미 남성은 물에 빠져있던 상황.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 목포해경 관계자 (음성변조)
"옷을 벗은게 확인이 됐고, 가위바위보 하길래
이거 위험하겠다 해서 
빠지자마자 도착했는데 그대로 
가라앉아 버려서 수면에 보이지가 않았어요. "

숨진 남성은 장애인 특수학교 학생으로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습니다. 

평소 함께 놀러다니는 지인 사이였던 
20대 남성과 10대 남녀 2명은
숨진 남성이 자신들과 함께 바다 입수
가위바위보 내기를 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장난 도중 벌어진 우발적인 사고였다는 겁니다.

당초 수사에 나섰던 해경도
피해자를 직접 밀었던 20대 남성만
'중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평소 친밀했던 이들이 당일
당구와 낚시 등을 하며 어울린 점과
남성이 물에 빠진 뒤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구호 활동에 나선 점 등이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숨진 학생이 예상되는 패턴으로만 
가위바위보를 하는 점을 이용해
강제로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가 부잔교 끝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앞을 막고
휴대전화로 범행과정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관계자
"2월의 밤이 새벽 온도가 엄청 낮았고,
수심은 4m나 되는데 그리고 이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런 이제 
유사한 사안들에 보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이..."

검찰은 앞서 살인죄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 외에 함께 있던
미성년자 2명도 각각 살인과 
살인 방조 혐의로 추가로 기소했습니다.

MBC 뉴스 서일영입니다. 

서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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