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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의 오일팔17 - 장선우 감독의 오일팔

(앵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한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는
연중기획보도 "내인생의 오일팔"입니다.

최초의 5.18 대중영화인
'꽃잎'을 만들었던 장선우 감독을
김철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5.18이 일어난지 16년이 흐른 1996년 개봉된 영화 '꽃잎'.

도청앞 집단발포와 광주시민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 등 5.18의 핵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대중영화입니다.

영화 '꽃잎'은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 5.18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 함께 광주의 아픔과 진실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영화를 연출한 장선우 감독은 서울대 복학생이던 1980년 5.18 당시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수감생활을 하던 도중에 광주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터뷰)장선우 감독
"우리를 지키는 헌병한테 들어요. 광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더라. 이게 무슨 뜻인지 직감적으로 아는 거죠"

대중적인 방식으로 광주의 진실을 알려야겠다던 장감독의 다짐은 16년이 지나 영화 '꽃잎'으로 승화됐습니다.

특히 5.18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발포 현장에서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탈출해 정신질환이 생긴 주인공인 배우 이정현의 신들린 연기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인터뷰)장선우 감독/
"엄마가 총 맞아서 여주인공 자기의 발목을 잡았을 때 뿌리치고 떠나는 그 시퀀스. 그래서 무덤에서 그걸 회상하면서 쓰러져가는 그 장면이 스스로 가진 고통을 끌어내면서 토해내는 이 장면이 압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광주의 치유는 그런 형상으로 나올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장선우 감독은 영화를 통해 군사독재세력의 만행 뿐 아니라 인간사회 내밀한 폭력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관심을 주고 그들과 연대하는 것이 영화의 핵심 주제라는 겁니다.

(인터뷰)장선우 감독
"특별히 엄청난 메시지보다는 아주 작은 것, 관심과 공감이 작은 시선, 따뜻한 시선 하나가 시작이라고 보는 거죠. 그게 커지면 연대하면 혁명도 가능해지는 거고 시작은 다 그거여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