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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취업시켜 줄게'..교회 목사 사기 의혹

(앵커)
기아자동차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 의혹이 또 불거졌습니다.

피해액이 1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자들은
비공개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는
교회 목사의 말에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CG1) 광주의 한 교회 목사가 지난 6월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채용 지원에 필요한 증명사진과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등본 등을
광주의 한 교회로 보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절대 비밀과 보안을
유지하라고 합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기아차 채용이기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보증금 성격의 돈 3천 만원을
농협 통장으로 보내라고 말합니다.//

(CG2) A목사 통화 내용 (음성변조)
"정식으로 이 협력사 직원이 본사에 파견되는 거예요. 본사 조립 라인 안으로. 예를 들어서 고의적으로 손해를 끼치거나, 끝나고 부품을 훔쳐간다든지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원 보증금이 필요한 거예요."

교회 목사에게 이런 문자를 받은 사람은
650여 명.

보증금으로 받은 금액만
1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교회 목사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예로 들며
피해자들을 현혹했습니다.

지난 2019년 기아차 사장이
불법 파견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발생해
고용노동부에서 지원금까지 주며
이번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속였습니다.

목사는 고용노동부에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려고 한 피해자들을
오히려 공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취업 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목사님이 설마 일을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하실지도 몰랐고. 막말로 목사라고 하면 그래도 좀 신용이 있는 것 아니에요. 전혀 의심을 안 했죠."

목사는 좋은 취업 기회라면서 친척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을 권하기도 했고,
빚을 내면서까지 보증금을 마련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사가 약속했던 채용도
환불도 이루어지지 않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된 피해자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취업 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돈은) 다시 벌면 되는 건데, 이 사건을 통해서 일자리를 포기하시고 일을 그만두시고 기다리셨던 분들이 되게 많아요."
("왜냐하면 이전 직장에 피해 안 주려고...")

취재진은 목사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지만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한편, 참고인 신분으로 목사를 조사한
경찰은 취업 사기와 관련한
브로커 2명을 입건하고,
수사단을 꾸려 광주의 유력인사 등이
이번 사기 사건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