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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서구 '갑질 보건소장' 재임명 논란

(앵커)
갑질을 일삼다
징계를 받고 부서를 떠난 상사가
다시 돌아온다면 여러분은 어떻겠습니까?

광주 서구가 갑질로 강등당한
전 보건소장을
다시 임명하기로 해 논란입니다.

피해를 입었던 보건소 직원들은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 서구 보건소에 근무하는 A씨.

지난 2018년, 당시 보건소장이던
박 모 씨와 함께 일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박 씨로부터 상습적으로
막말과 폭언을 들었던 기억 때문입니다.

(녹취)광주 서구 보건소 직원(음성대역)
"저희를 하나의 인격체로 봐주지 않았어요. 야 너는 뭘 잘하냐? 야 물! 커피! 반말은 기본이고, 자기 기분대로 직원들을 대했죠"

박 전 소장의 이런 갑질은
10여 년 간 이어졌고,
피해자는 30여 명에 달했습니다.

(CG)
당시 노조가 실시한 피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칼이나 자로 옆구리와 배를 쿡쿡 찔렀다'

다른 의견을 말하면 업무일지를 던지고,
언성을 높이며 노려봤다는 등

주로 간호직 직원들이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결국 광주시는 지난 2018년 10월,
박 씨를 소장에서 과장으로
강등하는 중징계를 내리고 타 부서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구가 승진 예고 명단에
박 과장을 포함시킬 예정이고,
다시 보건소장 자리에 임명할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갑질 상사'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녹취)광주 서구 보건소 직원(음성대역)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숨도 못 잤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애초에 시작도 안 했죠. 이제 우리는 납작 엎드려서 비위 맞추고 살아야 해요"

노조는 피해자들이 있는 곳에
가해자를 보내는 것은
2차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종선/전국공무원노조 광주본부 서구지부장
"가해자는 일부 (피해를 폭로한 사람이) 누군지 알 거란 말입니다. 그러면 저 사람이 나를 (고발)해서 강등당하고 징계를 받았는데, 그런 마음이 있을 거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한테 좋게 해 준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 자체가 무서운 거예요. 피해자들은."

서구는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입니다.

(CG)
올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보건소장을
공모했지만 지원자가 없었고,
코로나 사태 속에 소장 자리를
계속 공석으로 둘 수 없어
서구청 직원 중 유일한 의사면허를 지닌
박 과장을 임명할 예정이란 겁니다.

한편, 해당 과장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ANC▶
◀VCR▶
◀END▶
남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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