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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끼기·짜깁기' 해외연수 보고서

◀ANC▶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민선 7기 첫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최근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이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베끼기와 짜깁기 투성이었고,
심지어 다른 의회의 연수보고서 내용까지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문형철 기자입니다.

◀VCR▶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지난 10월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내놓은 결과 보고서입니다.

총 38쪽짜리인 이 보고서의 3분의 1가량은
연수 국가와 주요 관광지, 각 기관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내용도 여행사 등에서 받은 게 대부분입니다.

방문했던 기관의
구체적인 연수 내용을 기록한 부분.

[C/G 1] 한 복합리조트와
컨벤션센터에 대한 두 페이지 전체가
경제지와 일간지의 기사 내용을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C/G 2] 다른 기관의 연수 내용 곳곳에도
각종 기사나 홈페이지 등에 적힌 설명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6년 전인 지난 2012년, 경기도 고양시의회가
작성한 싱가포르 연수 보고서.

[C/G 3] 여수시의회 보고서에서도
내용이 같거나 단어만 약간 수정된 부분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획행정위원회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보고서를 충실하게
작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INT▶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정보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나와 있는 내용이 더 신뢰가 있다고
하면 그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만 가져온 게 아닙니다.

[C/G 4] 호텔 관계자와 마이스산업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을 기재한 부분.///

인터넷에 직접 찾아봤더니
역시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발견됩니다.

작성 시기는 지난 2009년 2월.

[C/G 5] 무려 10년 전 기자의 인터뷰 내용을
이름만 지운 뒤 직접 설명을 들은 것 같이
적어놓은 겁니다.///

[C/G 6] 보고서의 마지막인 '총평' 파트에도
일간지 기사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획행정위원회는
연수 자체는 충실하게 진행됐으며,
연수 후 논의를 통해 발굴한 다양한 정책을
보고서에 담아냈고,
시 집행부에도 건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사의 인터뷰 내용 등을
무리하게 끌어다 쓴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INT▶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더 조심히,
그리고 더 관리를 잘하는 것으로..."

6박 8일 동안 진행된 싱가포르 연수 비용은
1인 당 317만 원.

시의원 6명과 의회 직원 2명 등 모두 8명이
이번 연수에 2천 5백여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INT▶
"인터넷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인용하려면
굳이 해외 연수를 갈 필요가 있겠습니까?
시사점과 정책 제안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내실 있게 담는 것이..."

여수시의회는 내년 해외 연수비로
의원 한 명당 320만 원의 예산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MBC NEWS 문형철입니다. ◀END▶
문형철
여수MBC 취재기자
광양시 전라남도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