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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과 다를 바 없는 원룸..화재에 취약

(앵커)
최근 잇따른 고시원 화재를 보면
스프링클러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피해의 규모가 달랐습니다.

그래서 지난 2009년부터 모든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는데요.

그런데 원룸도 고시원처럼
비좁은 곳이 많지만
스프링클러같은 소방시설의 법적 설치기준은
고시원과 딴판이어서
소방 안전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

(기자)

지난주 남자친구의 이별통보에 화가 난 20대 여성이 불을 지른 고시텔 화재.

불은 이 여성이 사는 1층에 있는 원룸에서 시작됐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탓에 초기진화에 실패해 하마터면 대형 인명피해로 번질 뻔 했습니다.

(스탠드업)
"원룸은 고시원과 달리 간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불이 났을 경우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CG)이 건물은
1층에서 3층까지는 원룸으로 사용되고
4층에서 5층까지는 고시원으로 쓰이는
복합적인 구조입니다.

그러다보니 고시원이 4,5층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불이 난 1층 원룸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됐던 겁니다.//

(녹취)
(기자):"당시에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거나 그런 것은 있었나요?"
"그런 것(스프링클러)은 없었고.."

하지만 이 고시텔에 있는 원룸의 크기는 4~5평짜리로 바로 위층의 고시원과 엇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방 크기는 비슷한데 무엇으로 불리느냐에 따라 스프링클러가 있고 없고를 가른 겁니다.

(화면전환)

다른 원룸들은 어떤지 대학가 원룸촌을 가봤습니다.

소방차가 들어서기 힘들만큼 도로가 좁은 곳에 자리한 한 원룸과 고시원들.

비좁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 원룸은
스프링클러도 없어 불이 났을 때 주민들이 위험에 맞닥뜨릴 위험성이 큽니다.

(현장음)원룸 주민/
"화재가 나면 피해가 되게 클 것 같아요. 밀집돼 있다 보니까. 공간도 좁아가지고."

게다가 원룸은 소방당국의 화재안전점검
대상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c.g.)다중이용업소인 고시원의 경우
소방서에서 수시로 안전점검을 하지만
다가구주택인 원룸은 비상탈출에 필요한
통로가 확보됐는지 등을 점검하는 행위
자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김준/광주시소방안전본부 방호예방과
"원룸 같은 데는 우리 특정소방대상으로 주거시설이다 보니까 개인주택으로 포함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 소방이 볼 때 허가 때부터 소방서가 관여하지 않지요."

전문가들은 원룸도
스프링클러과 같은 소방시설을 의무설치하게 하는 등 안전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녹취)인세진/우송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원룸에) 많은 사람이 거주하니까 조금 더 소방시설을 강화하는 것이죠. 그것이 이제 (기준을) 낮추는 것이죠."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국적
4살 어린이 등 2명이 숨진
경남 김해에서 일어난 원룸 화재도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건 비슷한데도
안전 기준이 서로 달라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소규모 주거 공간의 안전문제와 관련한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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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