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인물) 인권 그리는 화가 이선일
(앵커)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추상적인 개념이라
쉽게 와닿지 않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발상을 전환해서
다양한 인권 이슈를 기발하게 그려낸
작가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인권 연구소'창'의 연구활동가인
이선일 작가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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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린 연주해야 한다',
인권그림전이 열리는 김냇과 갤러리에서
이선일 작가와 만나봅니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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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인권'이라는 말이
한번에 와닿지 않는 개념이기도 하고요...
'인권 그림'이라고 하면
어떤 주제들을 그리시는 겁니까?
답변 1)
인권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내가 나의 존엄성이 훼손될 때를 상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고, 이번에 '인권 그림전'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지금도 제정되고 있지 않은 차별금지법 중에서 차별을 주제로 그렸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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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이렇게 '인권'을 그림의 소재로 삼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답변 2)
박래군의 천리길이라는 인권여행을 같이 했었어요. 그게 제주도부터 DMZ까지. 그당시에 인권의 이슈가 됐었던 지역들을 돌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그분들이 특별한 분들이 아니고 저도 얼마든지 그렇게 소수자가 되고 위협받는 존재가 될 수 있겠구나를 깨달았고 그런 감정들을 잘 그려내면 인권에 대해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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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이번에
전시 메인 포스터로 쓰인 그림을 보면,
특이한 악기가 보이는데요.
어떤 그림인가요?
답변 3)
호른처럼 보이는 악기는 사람들이 새로운 소리를 내려고 하는 그런 악기에요. 그러니까 새로운 생각일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그 호른에 끼워져 있는 나무들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막기 위한 공격적인 언행이나 행동들을 의미하는 거죠. 지금 혐오가 날로 과해지고 있는데 그래도 우리는 연주를 계속해야 된다,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말아야 된다 그런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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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
이 뿐만 아니라 도시화, 장자연사건, 세월호..
이런 다양한 주제 그림들이 있는데,
이 중에 가장 마음이 가는 작품은
어떤 건가요?
답변 4)
'아닌 척, 아니어야 하는 척'이라는 그림인데요. 저희 아버님이 북에서 내려오신 실향민이세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의 출신 지역 때문에 빨갱이라고 놀림을 당한 적이 있거든요. 한국에서 '레드 콤플렉스'는 예전에는 저처럼 실향민이거나 혹은 민간인 학살 피해자이거나 지금은 이주민 또는 성소수자들 아니면 세월호 유가족분들 같은 걸로 옮겨갔어요. 이 끊어지지 않는 이 '레드 콤플렉스'를 어떻게든 끊어내야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그려본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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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5)
요즘은 어떤 이슈를
눈여겨 보고 계십니까?
답변 5)
광주 이야기도 마음이 많이 쓰이고요. 요즘에는 전 세계적으로 혐오의 대상이 된 우한 사람들 이야기도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이게 그런 혐오들이 줄어들진 않고 있고, 계속 강화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타인을 이해해야 비로소 타인의 존엄성을 위해서 인권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야 조금 더 우리 세상이 밝아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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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인사)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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