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5.18 때 헬기사격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게
지난 2017년 4월입니다.
그로부터 3년 일곱달이 지난 오늘
법원이 전두환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5.18 때 계엄군의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사실도
판결을 통해 공식 인정됐습니다.
먼저, 오늘 1심 판결 내용을
이다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17년 전두환은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적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결국 전두환은 재판에 넘겨졌고,
이는 사법부가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인정하는 판결로 이어졌습니다.
재판을 맡은 김정훈 부장 판사는
여러 증거와 객관적인 진술을 종합하면
계엄군의 헬기 사격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씨가 회고록을 통해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것은
허위 사실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
재판부는 양형을 통해서도 전씨의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사자명예훼손으로는
벌금이 최대 5백만원에 불과해
이미 큰 추징금을 내야하는
피고인에게 의미가 없어
다시는 5.18을 폄훼하지 못하도록
징역 8월을 선고하되
다만 이를 2년동안 유예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인터뷰) 류봉근 / 광주지방법원 공보판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인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양형에 관해서는 제반 양형 조건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스탠드업)
전두환 신군부는 그동안
1980년 5.18 당시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시민군에 대항한
자위권 발동었다고 주장했지만,
헬기에서 무차별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재판을 통해 입증되면서
거짓 주장이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전씨는 여전히 반성이 없었습니다.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오히려 말조심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법정 안에서는 재판 내내 계속 꾸벅꾸벅 졸다가
사과 한마디 없이 광주를 떠났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11-30

(앵커)
전두환 재판의 1심 선고가 내일(30) 나옵니다.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2년 반만인데요.
사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자신의 회고록에서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재판을 서울에서 받겠다거나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법정에 불출석하며
재판을 질질 끄는 바람에
기소된 지 2년 6개월만에야
1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18차례 공판이 열리는 동안
전두환은 두 차례 출석했고,
그때마다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사과나 반성은 커녕
법정에서 꾸벅꾸벅 조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녹취)2019년 3월 11일
"발표 명령 부인합니까?"
"왜 이래"
하지만 헬기 사격을 직접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국과수와 국방부 헬기사격 특별조사위원회도
헬기 사격은 명백하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증언과 증거를 토대로
전두환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이자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했습니다.
◀INT▶2020년 10월 5일(결심 공판 당시)
조영대 신부(고소인)
"이번 재판을 통해서 5.18 진상규명으로 새출발하게 된다는 차원에서 이번 재판이 참으로 뜻이 깊은 것이죠."
전두환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자위권 차원에서 총을 쏜 게 아니라
헬기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한
사실상의 학살이었음을 입증하게 됩니다.
반면 무죄가 선고된다면
5.18 진상에 대한 논란 뿐만 아니라
5.18 역사 왜곡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광주시민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광주 법정에 쏠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202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