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광주와 전남지역에 어제 오늘 이틀동안
5백밀리미터 안팎의
그야말로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5명이 숨지고,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휘말려
2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집안에 있던 살림살이가
흙더미와 뒤섞여 있습니다.
어젯밤(7) 8시 반쯤
곡성군 오산면에서 난 산사태가
마을을 덮쳐 주택 5채가 매몰됐습니다.
(인터뷰) 심양호 /인근 주민
"돌 굴러가는 소리가 냇가에서 굴러가는 소리가 아니고 어디 천둥 소리 같았어요. '꽝!' 하는데 보니까, 우리 집에서 직선 거리인데, 집이 슬라이딩으로 (밀리다가) '탁' 멈춰버리더라고. 집이. 집 자체가."
(스탠드업)
사고 현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주택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붕괴됐습니다.//
이 사고로 50대 이장 부부와
71살 여성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주민 50여 명이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습니다.
담양에서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부모와 함께 외할머니집을 찾은 8살 A군이
산사태를 피해 대피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10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음)이웃 주민/(음성변조)
"아기는 자고 있었는데 물이 와서 떠내려가 버렸어. 엄마, 아빠랑 다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물이 내려와 버리니까..."
새벽 시간대 홀로 집안에 있다
산사태로 발생한 화재를 피하지 못해
72살 A씨가 숨졌고,
화순에서도 농수로를 정비하러 나간
67살 정 모씨가 급류에 휩쓸린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산사태와 제방 붕괴, 도로 유실 등의 피해는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발생했습니다.
(인터뷰)오순환/산사태 피해 시민
"나무가 찢어지는 소리가 막 쫙쫙쫙쫙 나더라고 그러더니 확 내려와서 우리는 저기로 도망가고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불이 펑펑펑 했어요"
산사태 주의보와 경보가 유지되고 있는
광주와 전남.
이런 가운데 크고 작은 산사태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8-08

(앵커)
광주와 전남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침수와 산사태 등
곳곳에서 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하천 물이 불어나면서
광주천은 언제 넘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먼저, 광주천 현장 연결합니다.
이다현 기자?
지금 그곳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지금
광주천 태평교에 나와 있습니다.
태평교는
양동 복개상가 앞에 있는 다리인데요.
제 뒤로 보이는 광주천은
금방이라도 넘칠 것처럼
물이 불어있고,
물살도 빠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VCR▶
하천물이 다리와 도로까지
넘치는 상황에 대비해
인근 양동시장 상인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남광주시장에서도 일부 상인들이
영업을 중단하고 대피했습니다.
이곳들 말고도 광주천 일대가
모두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천폭이 좁은 지역은
범람이 우려되고 있고,
폭이 넓은 구역에서도
천변의 체육시설과 자전거 도로 등이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이때문에 광주천 하부도로는
통행이 전면 통제됐습니다.
영산강과 섬진강에 물이 불어나면서
홍수 특보도 내려졌습니다.
나주 남평교 지점은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나주대교와
섬진강 금곡교,태안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인근에 사시는 주민들께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광주천 태평교에서
엠비씨 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8-07

(앵커)
요즘 광주시에 신축 아파트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죠.
도심 한 복판에도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기존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일조권과 조망권 피해를 호소해
여기저기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장음)
피켓을 든 아파트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신축을 결사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아파트 바로 앞에 20층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 당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주현 /비상대책위 위원장
"우리가 해도 볼 수 없어요, 해도. 햇볕이 전혀 들어오지 않거든요. 아침에 잠깐 들었다가 하루종일 햇빛을 볼 수가 없어요.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하니까 지금부터 가슴이 벌렁거리고."
광주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사당인 병천사.
여기서 불과 70미터 떨어진 곳에도
아파트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당 측은 평온한 생활이
침해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인터뷰) 지용/ 병천사 관리인
"지금 조망권도 하나도 없어져 버렸잖아요. 그리고 일조권도 마찬가지에요. 겨울철이 되면 해 안 들어옵니다."
지난해에는 고층 아파트 때문에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당했다며
주민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투명수퍼)
지난해에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16%가 일조권 문제였습니다.//
이같은 갈등은 섬세하지 않은
도시계획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건축물의 면적을 의미하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서울 중심으로 맞추다보니
광주에 고층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고,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 등
일조권과 조망권의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들이 많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10년 사이에
광주에서 지어졌거나
지어지고 있는 20층 이상 고층 건물은
모두 120여 곳이 넘고, 이 중 절반이
최근 3년 사이에 지어졌습니다./
(전화인터뷰) 이명규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주변 환경이나 내용을 보고 거기서 섬세하게 도시계획이 지정된 것이 아니고, 대략적으로 전체를 보고 지정을 하다보니까 일조권이나 조망권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거와 달리 도심 외곽보다 도심 내부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갈등을 만드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8-06

(앵커)
어제 광주와 전남에
큰 비가 왔는데도
기상청이 이를 예측하지 못했죠.
오늘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기상청은 광주와 전남에
호우 예비특보를 발령하고
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는데요,
막상 내린 비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간당 50mm의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된 광주와 전남 북부지역.
새벽부터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되자
또 추가 비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예비특보가 내려진
광주와 전남 6개 시군에 실제로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곳은 구례와 곡성 뿐.
2곳도 2시간만에 모두 특보가 해제됐습니다.
(인터뷰) 권희석 /서울 강남구
"보니까 몇 시간 단위로 좀 이따 비가 온다고 했다가, 다시 바뀌고 그러더라구요. 크게 믿지 않아요."
최대 150밀리미터의 비가 예상됐지만
광주의 강수량은 고작 3.2mm에 그쳤습니다.
(반투명 CG)광양시 광양읍에 78mm
곡성 옥과면에 55mm가 내렸지만
이것도 예보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틀 연속 빗나간 예보에
기상청은 물론
시민들도 난감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영자 /시장상인
"비가 온다고 하면 다음을 대비해서 (물건을) 많이 사잖아. 그런데 만약에 비가 안 와 버리면 그것이 안 팔리고 있지."
기상청은 다른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는
장마 전선의 특성 때문에
장마 시점이나 강수량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CG)장마 전선이 광주와 전남 북부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따뜻한 공기인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예상보다 30km를 더 올라갔다는 겁니다.//
(인터뷰)심안섭 /광주지방기상청 예보분석팀장
"아직까지는 수치 예보 자료가 정체전선에 의해서 어느 구역에 강한 비가 내릴 것인가 그것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갈수록 변화무쌍해지는 날씨에
예측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잇따른 오보에
기상청을 향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30

(앵커)
막바지 장마가
광주와 전남에 몰폭탄을 안겼습니다.
말 그대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했습니다.//
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해
교통이 통제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비 피해 상황을 먼저 이다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아파트 옆 산비탈이 누런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무너진 절개지를 따라
누런 황토물이 폭포수처럼 흘러 내립니다.
(스탠드 업)
비가 내리면서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산에서
산사태가 났습니다.
임시로 방수천을 덮어 놨지만 계속해서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이 동네는 이번 달에만
벌써 3번째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수관로가 기존 용량보다 적은 곳에
연결되면서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감당하지 못한겁니다.
◀INT▶
최준연/상점 주인
"2차 피해까지 입어가지고 자기들도 나름대로 한다고 했다는데, 오늘 이 난리가 또 난 거예요. 비 때문에."
차량 통행이 통제된 무등산길은
황토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으로 변했습니다.
흘러내린 토사가 마을 입구까지 밀려들면서
7가구의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INT▶
김용윤/금곡동 주민
"도로 맨홀 뚜껑도 넘쳐서 나와 버리고 돌이 굴러와가지고, 주민들도 일부 대피를 했었습니다."
광주 도심 도로도 시간당 50mm가
넘게 쏟아진 폭우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배수 용량이 빗물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도로 27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9곳은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습니다.
또, 무등산 국립공원의 입산이 통제됐고,
전신주가 무너지는 등 광주에서만
130여건의 호우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29

(앵커)
새벽 시간 광주의 한 차고지에서
누군가 시내버스 30여대의
사이드미러를 부수고 달아났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찾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의 한 시내버스 차고지입니다.
비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사람이
버스 앞에 나타나더니
수차례 껑충껑충 뜁니다.
둔기를 이용해 버스 앞에 달려 있는
사이드미러를 파손하고 있는 겁니다.
같은 피해를 입은 시내버스는 모두 30여 대.
깨진 사이드미러와 사이드 언더 미러만
90여 개에 이릅니다.
(스탠드업)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 반쯤
운행을 시작했어야 할 버스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사이드미러가 파손돼
운행하지 못했습니다.//
첫차를 몰기 위해 새벽에 출근한
버스 기사들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전화인터뷰) 곽윤구 /버스 기사
"(차를) 점검하려는데 백미러가 깨져 있어요. 누가 부딪힌 줄 알고 보니까 다른 차도 전부 다 깨져있는 거예요. 우린 차를 운행을 해야 하는데, 기사들은 허겁지겁 그렇게 있었죠."
갑작스런 피해에 버스 회사 측은
긴급 수리 작업에 나섰고,
차고지에 대기해 있던
예비 차량들을 투입해
운행 차질을 피했습니다.
(인터뷰) 홍방희 /00운수 영업팀장
"수량이 부족해서 타 버스 운수회사에 새벽에 가서 빌려오고, 자동차 부속상회에 새벽에 가서 깨워서 부속을 조달해 운행을 하도록 했습니다."
한 사람의 범행으로 인해
자칫하면 시민들의 발인 대중교통이
운행을 못 할수도 있었던 상황.
경찰은 원한 관계에 있는 누군가가
고의로 버스 사이드미러를 파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28

(앵커)
서울과 지리산 성삼재를 오가는
시외버스가 오늘부터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구례 군민들은
지리산 환경 오염이 우려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첫 버스 운행을 가로막는 등
노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3시 45분쯤.
서울에서 출발한 시외버스가
성삼재를 향해 도계쉼터로 올라옵니다.
구례 군민 등 90여 명은
이 버스를 가로막고
더 이상 운행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장음)
("지리산 성삼재 버스노선 즉각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스탠드업)
노선이 인가된 후 첫 버스가
성삼재에 도착했지만 1시간 가량
구례군과 대치하면서 길을 지나지 못했습니다./
성삼재 시외버스 운행반대 대책위원회는
시외버스가 정기적으로 성삼재까지 운행할 경우
지리산 부근 환경 오염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버스가 구례 터미널을 들르지 않고
성삼재로 직행하는 만큼
구례군의 지역상권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의 /버스운행 반대 대책위원장
"구례 구민 전체가 나서서 분노하고 있어요. '이럴 수가 있느냐, 이 산속에 고속버스 노선을 허가하다니' 이런 분노에 차 있고."
대책위원장이 버스에 올라 타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버스회사 대표에게 노선 철회를 요청했지만
회사측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장음) 양기환 /함양지리산고속 대표
"(노선 철회) 계획 없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전라남도는 서울 성삼재 노선에 대해
두 차례나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전라남도와 구례군민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버스 노선 운행을 승인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구례 주민들은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구례군이 지난주 전남도청에 방문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요구한데 이어,
대책위원회도
버스 노선이 철회될 때까지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혀
버스 노선을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25

(앵커)
지난해 4월 제2의 천인 소송이라고 불리며
일제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집단소송을 기억하십니까?
전범기업들의 시간 끌기로
소송을 제기한 지 1년 3개월만에야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시작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15개월이 지나서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인터뷰)김성원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고 김금천 씨 손자
"일본에 대해선 이가 갈리는 사람인데. 이렇게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돈보다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또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고..."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4월, 5월까지
모두 4차례 재판이 있었지만
피고측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재판부가 대리인이 없더라도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그제서야 미쓰비시 측은 부랴부랴
소송대리인을 위임했습니다.
(현장음) 미쓰비시 측 소송대리인(음성변조)
"선임이 늦어진 것은 그 회사에서 이제야 나한테 연락을 해왔어요. 그 미쓰비시에서 이제야 연락을 해왔다고."
미쓰비시 뿐만 아니라 다른 전범 기업들도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CG)미쓰비시를 제외한 8개 기업 가운데
스미세키홀딩스를 제외한 7개 기업이
모두 소송대리인을 위임하지 않았습니다.//
전범기업들이 소송을 지연시키는 사이
고령의 원고들은 세상을 떠나고 있는데,
실제로 소송 원고 가운데
유일한 당사자인 이영숙 할머니가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도
보지 못한 채 숨졌습니다.
(인터뷰) 이국언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공동대표
"12명 원고 중에서 이미 2명이 사망하게 되는..
피고 측이 시간끌기 식으로 이 사건을 지연시키지 않을 것을 당부드리고."
당사자가 없는 재판이다보니
한국과 일본에 남아 있는
역사적 사료에 의존해 재판을 진행해야 해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9개 전범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1차 집단소송의 원고는 모두 54명.
(스탠드업)
자신 또는 가족들의 한을 풀기 위해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은
전범기업들의 무책임한 재판 지연으로 인해
또다시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23

(앵커)
쓰레기가 가득한 방 안에서
아홉 살 난 누나와
일곱 살 난 동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쓰레기 더미에 자녀를 방치하고
학교 수업도 신경쓰지 않았던 부모는
아동 보호기관의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 남구의 한 주택.
벽지는 심하게 뜯겨져 있거나
낙서로 가득하고,
먹다 남은 컵라면도 방바닥에 나뒹굽니다.
방 안 가득한 쓰레기더미 속에
천장에는 거미줄도 쳐져 있습니다.
7살과 9살 남매가 생활해 온 방 안 모습입니다.
(녹취)아동보호기관 관계자 (음성변조)
"집에서 박스 두 개를 가지고 나왔는데 그걸 탁 던지니까 거기에서 바퀴벌레가 쫙 하고 나왔다는 거죠."
쓰레기가 넘쳐나는 곳에서
아이들이 자라온 사실이 드러난 건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다문화 가정이었던 이 가족은
학습 지원 등을 이유로 지난 5월부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관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방임돼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인터뷰)조옥화 /광주남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례관리팀
"충분히 깨끗한 곳에서 자기들의 건강이나 학습이나 정서적인 부분들에서 돌봄을 받아야 되는 아이인데 그렇지 못하고."
아이들 교육에 무관심했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스탠드업)
초등학생인 남매 중 한 명은
온라인 원격 수업에 잘 출석하지 않아
학교에선 긴급 돌봄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긴급 돌봄 대상은 아니었지만
원격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아이를 등교시킨 겁니다.
(인터뷰)홍연화 /광주 남구 여성친화정책팀장
"이건 꾸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거든요. 모니터링을 실시해야하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와서 생활할 수 있게끔 하면서, 사례관리로 저희가 사례관리는 기본 2년에서 3년 정도 하거든요."
광주 남구는 아동 방임을 학대로 보고
가정환경 개선 조치를 취할 예정이고,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은
남매를 가정에서 분리 조치했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도 방임 뿐만아니라
아동 학대가 있었던 건 아닌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14

(앵커)
선배에게 가혹행위와 폭력을 일삼던
20대 커플이 구속됐습니다.
사람이 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인데요.
피해자에게 끓는 물을 붓고,
심지어 가스 토치로
온몸에 화상을 입히는 등
고문과 같은 가혹행위를 일삼았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팔과 가슴에
붕대를 감고 있는 한 남성.
온 몸엔
화상을 입은 흔적들이 가득하고,
벗겨진 두피에선
고름이 짓이겨져 있습니다.
후배에게 3개월 동안
가혹행위와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24살 최 모씨의 모습입니다.
(인터뷰)피해자 부모
"아들을 처음 봤을 때 눈물도 안 나고. 사람이 그렇잖아요. 아들이 그렇게 되어버리니까 '멍' 해져버렸지. 112에 그 자리에서 (신고했어요)"
피해자 최 씨는 올해 2월부터
중학교 후배인 21살 박 모 씨와
경기도 평택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박 씨의 여자친구도 함께 있었는데
이들은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힘들어 모두 직장을 관둔 이후
박 씨 커플의 폭력이 시작됐습니다.
폭행 강도는 점점 세져 둔기를 동원해 때렸고
급기야 끓는 물을 몸에 붓고,
토치까지 이용해 몸을 지지기도 했습니다.
상처가 심해 피부가 썩어들어가면서
몸에 악취가 나자
이들은 최 씨를 화장실에서 살게 했습니다
(인터뷰)최OO /피해자
"냄새난다고 화장실로 가서 있으라고 생활하라고."
최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을 만큼
괴로웠지만, 가족들의 목숨을 위협하겠다는
협박에 쉽게 도망칠 수도 없었습니다.
피의자들은 혐의 일부를 인정했습니다.
(인터뷰)피의자 박 모씨/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 없으신가요?")
"죄송합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갈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스탠드업)
범죄의 가학성이 심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 패스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2020-07-17